Page 10 - 현대모비스2019-07-08-최종-저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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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낙엽 지는 데도
       Another life
                                                                                                                              과학적 순서가 있다!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다. 여름 내내 나뭇가지를 꼭 붙잡고
                                                                                                                              있던 조막손을 놓고 바닥에 수북이 쌓여 밟는 이들에게 자
                                                                                                                              연의 소리를 전하는 낙엽은 마구잡이로 그냥 쏟아지는 것
                                                                                                                              이 아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에도 철저히 준비된 순서
                                                                                                                              가 있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







       글.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나뭇잎 떨어뜨리기 전, 잎의 양분 줄기로 옮겨놔
                                                                                                                              낙엽, 그것은 ‘스스로 버림으로써 얻는’ 나무들의 생존 전
                                                                                                                              략이다. 동물은 살아가기 위한 양분을 식물이나 다른 동물
                                                                                                                              에게서 얻고, 필요 없는 것은 몸 밖으로 배설한다. 그런데
                                                                                                                              식물은 자신이 살기 위해 필요한 양분을 만드는 부분이 노
                                                                                                                              화해서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으면 몸 자체를 버린다. 낙           엽이 지는 순서는 이렇다. 가장 먼저 돋아난 나뭇잎이 가장 오래 붙
                                                                                                                                                                         어 있고, 가장 늦게 돋아난 나뭇잎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줄기의 안
                                                                                                                              엽이나 마른 가지는 사실 식물의 배설작용으로 버려지는
                                                                                                                                                                         쪽부터 엽이 지기 시작해 나무 꼭대기의 잎이 마지막까지 남는다.
                                                                                                                              것과 같다.
                                                                                                                              나무는 잎에 있는 엽록소를 통해 흡수한 빛에너지,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 뿌리를 통해 흡수한 물과 반응해
                                                                                                                              생명 활동의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를 ‘광합성’           에서는 광합성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증산작용으로
                                                                                                                              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나무의 잎과 줄기, 뿌리 중에 양분           인한 물 손실, 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가장 많은 곳은 잎이다.                            특히 활엽수의 경우 넓은 잎이 엄청난 양의 수분을 증발시
                                                                                                                              봄부터 가을까지 광합성 작용으로 만든 양분은 잎맥을 통             킨다. 어느 한계를 지나면 나뭇잎을 통해 잃어버리는 수분
                                                                                                                              해 식물의 모든 부위에 전달한다. 이런 영양 만점의 잎이            으로 더는 몸체를 지탱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식물은 몸
                                                                                                                              그대로 떨어져나가면 에너지 손실이 매우 크다. 그래서 나            체의 수분을 보존하고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잎을 떨어뜨
                                                                                                                              뭇잎을 떨어뜨리기에 앞서 잎에 있는 양분(질소, 칼륨, 인)          린다. 그 첫 작업이 바로 나뭇잎과 가지를 잇는 잎자루에
                                                                                                                              의 50%를 줄기로 이동시켜놓는 작업이 먼저 이뤄진다. 이           코르크처럼 단단한 떨켜를 만드는 것이다.
                                                                                                                              작업이 낙엽 지는 순서의 첫 단계다.                       떨켜가 만들어지면 기공이 닫힌다. 그러면 잎으로 드나들
                                                                                                                              다음 단계는 잎자루에 ‘떨켜(세포층)’를 만드는 일이다. 기온         던 양분과 수분이 공급되지 못하고, 엽록소의 합성도 멈추
                                                                                                                              이 더욱 내려가면 기후가 건조해져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             며 파괴된다. 이로써 생명 활동을 멈춘 잎이 줄기로부터 떨
                                                                                                                              는 수분이 감소한다. 그러나 잎을 통해 발산하는 수분의 양           어질 준비를 끝낸다. 이때 비를 맞거나 바람이 조금만 불어
                                                                                                                              에는 큰 변화가 없어서 빨아들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도, 또는 사람이나 동물들이 스치기만 해도 마른 나뭇잎은
                                                                                                                              점차 많아진다. 더구나 가을이 되면 빛의 양이 줄어들어 잎           줄기에 붙어 있을 힘조차 없어 떨어진다. 이것이 낙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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